작자와 창작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필사본으로 표제는 <까치젼>으로 되어 있으며 <장치젼>과 함께 1책으로 합본되어 있다. 작자는 작품 배경이 황해도 안악군으로 되어 있는 점과 함경도 사투리가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북한 지방에 연고가 있는 인물로 추정되며, 창작 시기는 작품 말미의 간기에 “정유 10월 12일 필셔 우남창하”로 되어 있어 영조·정조 때로 추정할 수 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까치가 나무 끝 높은 곳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학두루미·까마귀·꾀꼬리 따위의 온갖 우족(우족)들을 초청하여 낙성연(낙성연)을 베풀어 즐긴다. 그러나 초청받지 못한 비둘기가 불만을 품고 까치를 찾아가 다투다가 까치를 죽이게 된다. 과부가 된 암까치는 군수에게 고변하게 되고 낙성연에 참석한 우족들의 증언을 하게 되는데, 비둘기의 뇌물을 받은 두꺼비가 까치의 실족사라고 위증을 하여 비둘기가 풀려나게 한다. 까치의 삼년상이 지난 후, 할미새가 암행어사인 난춘(鸞鳥)에게 이 사실을 하소연하여 진상을 밝힌다. 이로 인해 거짓 증언을 한 두꺼비는 정배당하고, 살해자인 비둘기는 암까치에게 보복을 당하게 된다. 그후에 암까치는 남편의 영혼과 교접하여 1남 1녀를 얻고 많은 자손을 거느리며 부귀를 누린다. 이 작품은 연회의 불참 문제가 살인 사건 발단의 주요한 요인으로 등장하는데, 비둘기는 ‘도처에 행악하매 비금 중에 그놈한테 아니 맞을 이 없’을 정도로 본심이 불측한 위인으로 묘사되고 있다. 따라서 살인 사건이 발생하여 송사가 제기되어도 비둘기의 뇌물로 인해 재판이 공정하게 진행되지 못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당시 향촌 사회 내에서 관속과 결탁하여 향촌민을 핍박하던 한 부류를 비판하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 비둘기가 이미 연회에 와서 즐기고 있던 꾀꼬리·두견·박새·할미새와 심지어 두민(頭民) 섬동지에게까지 온갖 毁辱을 하는 행실과, 나아가 까치의 집을 강탈하기 위해 흉계의 일환으로 까치에게 행패를 부리는 행실을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지방 관리와 결탁하여 향촌민을 핍박하는 부류에 대한 징치는 향촌사회 내에서 이루어질 수 없었기에 암행어사를 통한 징치라는, 다분히 설화적이면서 관습적 구성을 취하는 것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우족들은 30여종의 관직을 저마다 가지고 있으면서 당시의 관속 성격을 잘 보여주는데, 관속과 결탁하여 시비를 분별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주쉬(主?) 보라매, 권력의 비호 아래 뇌물을 즐기는 책방 구진, 비둘기 처가 사촌이라 아양떠는 모습에 넘어가는 앵무새 따위가 대표적이다. 암까치가 죽은 남편의 혼령과 교접하여 생자(生子)하는 내용은 설화적 모티프를 수용한 것으로 현실의 부당한 횡포에 좌절한 한 부부의 억울함을 해소하기 위하여 결구한 것으로, 소설 향유층의 소박한 바람의 결과이다. 김영한(金英漢) 소장본을 김수환(金秀煥)이 교주한 것이 알려져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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