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모 일간지가 자유주의 특집을 기획한 적이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안철수를 중심으로 한 정치적 동향에 의해 촉발된 것이었다. 더 이상의 반향을 얻지 못하고 중도에서 끝나고 말았지만 이제 한국사회에서도 자유주의와 관련한 논의들이 서서히 활발해 질 것이라 생각된다. 한편 문학에 있어서 우려되는 것은 이제 문학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 하는 여론이다. 이런 말들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한국사회의 특정 정치적 이념의 소멸이 자리 잡고 있다. 동서독의 통일과 소련의 개혁개방으로 저항적 성격의 거대담론이 사라지자 한국사회 변혁을 위한 외부적 충격은 소멸되어 버렸다. 이것이 인문학과 어떤 관계가 있느냐 하는 문제는 인문학이 그동안 국학적 성격을 강하게 가지고 있었다는 점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된다. 국학이란 일제시대에 식민지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조선의 지식인들이 모색해 왔던 민족주의, 곧 저항적 민족주의로부터 생성된 것이었다. 이 민족주의가 민족을 소환해 수많은 연구들이 축적되어 왔고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인문학의 성격을 규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좌우의 대립구도가 사라지자 인문학의 범위도 그 저항적 동력을 상실하고 민족으로부터 개인으로 급격하게 축소되었다. 이제 한국사회는 사회주의와 싸워왔던 자유주의가 대립적 경쟁관계에서 벗어나 독보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문학의 약화가 탈출할 수 있는 통로는 이 자유주의와 불가분의 관련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기존의 민족과 국가, 그리고 변혁 이념이라는 패러다임으로부터 벗어나 개인의 자유, 기호, 취향, 권리 등 개인주의적 패러다임으로 변화시켜야 할 것이며 그동안 터부시되어 왔던 자본에의 욕망이 가지고 있는 건강성을 인정하여 그것에 대한 가치부여와 올바른 자본 질서 구축이라는 자본주의적 패러다임으로 옮겨가야 할 것이다. 이 책은 해방 이후 자유주의가 한국사회와 한국문학에 침투하는 모습을 살핌으로써 그러한 변화에 일조하기 위해 쓰였다. 서론에서는 본 연구의 목적을 명기하고 선행연구를 검토하며 연구 방법론을 설명한다. 2장에서는 해방 후 한국사회가 자유주의를 수용하는 과정을 계급주의, 좌우 비판, 보수주의 등 여러 관점에서 설명하고 이 시기 문학에서 나타난 자유주의를 김동리의 예를 들어 살핀다. 3장에서는 1950년대 한국사회에 나타난 국가적 자유주의와 함께 반공주의와 손창섭의 문학을 살핀다. 마지막으로 4장에서는 1960년대 한국사회의 근대화 프로젝트와 60년대 작가들에게 나타난 자유주의의 모습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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