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회전목마보단 제트코스터처럼 살겠어!”
짜릿하고 속도감 넘치는 전개로 사건해결도 연애처럼!
미국 현대문학의 대부 헤밍웨이의 사라진 원고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들
금세기 최고의 문학적 스캔들이 될 원고를 훔친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
노벨상 수상 작가이자 현대 미국 문학의 아이콘, 세계대전의 참전 용사일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여행과 사냥을 즐기며 ‘파파’라 불리던, 남성적인 매력이 넘치던 작가. 바로 어니스트 헤밍웨이이다. 이 헤밍웨이의 사라진 처녀작이 과연 다시 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면? 이 소설은 이 같은 매력적인 상상에서 출발하고 있다. 실제로 헤밍웨이의 첫 부인인 해들리 리처드슨은 1922년에 파리의 기차역에서 헤밍웨이의 원고가 담긴 여행 가방을 분실했다. 이때 사라진 작품들은 헤밍웨이의 초기 작품 세계를 알 수 있는 무척이나 중요한 원고들로 평가받는다. 소설은 이 같은 역사적인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작품의 사실감과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영미 문학 교수이자 헤밍웨이처럼 살고자 했던 데이비드 반즈에게 어느 날 헤밍웨이의 사라진 초기 작품들이 담긴 원고가 도착하게 된다. 데이비드 반즈는 주인공인 보험조사원 디디 맥길을 찾아와 자신이 가진 원고의 보험 처리를 도와달라고 부탁하지만 다음 날 누군가에게 살해당하고 만다. 데이비드 반즈의 살해 현장을 가장 먼저 발견하게 된 디디 맥길은 유력한 살인 용의자로 몰리게 된다. 과연 데이비드 반즈를 살해하고 원고를 가져간 사람은 누구일까? 디디 맥길은 어떻게 진범을 잡고 자신에게 씌워진 누명을 벗을 것인가. 이 작품은 이 같은 스릴러 소설 특유의 장르적 장치에 충실하면서도 제각각 독특하고 매력적인 인물들을 출현시켜 흡인력 있는 스토리를 전개해 나간다.
헤밍웨이의 칵테일 ‘파파 도블’ 같은 소설
충실한 고증과 다양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여태껏 알려진 것과는 다른 작가 헤밍웨이의 또 다른 인간적인 모습들을 발견하는 것은 이 작품이 주는 색다른 묘미 중 하나이다. 책 말미에 인용한 긴 참고 문헌만 보더라도 이 작품이 그저 단순히 작가의 근거 없는 상상력 위에서 쓰인 소설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작가는 그만큼 헤밍웨이라는 작가와 작품 자체에 애정을 갖고 이 소설을 구축하고 있다. 작품 각 장마다 분위기와 스토리라인에 어울리는 헤밍웨이의 말들을 적절히 배치한 것 역시 이런 점에서 눈에 띈다 할 수 있다. 그래서 작품을 읽다 보면 여기저기에 헤밍웨이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소설의 등장인물들이 저마다 매력적이라는 것 또한 이 작품이 주는 즐거움이다. 스코틀랜드인의 피가 흐르는 탓에 항상 운명의 장난을 조심해야 하는 주인공 디디 맥길, 디디 맥길과 견원지간이었다가 나중에 든든한 조력자가 돼주는 밋치 싱클레어, 헤밍웨이의 ‘빛’을 대변하는 듯한 데이비드 반즈와 ‘어둠’을 대변하는 듯한 마틴 스위니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의 인물들은 제각기 개성적이며 독특하다. 이 여러 캐릭터들이 연이어 벌어지는 도난과 살인 사건들과 어울려 한 잔의 독특한 ‘파파 도블’처럼 뒤섞여 독자들을 매혹시킨다.
다이앤 길버트 매드슨
저자 다이앤 길버트 매드슨 Diane Gilbert Madsen은 시카고 토박이로 시카고 대학 졸업 후 루즈벨트 대학에서 17세기 영문학 관련 석사학위를 받았다. 다이앤은 범죄, 역사, 산업이라는 소재에 매력을 느끼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살인 미스터리를 쓰자고 마음먹은 것은 집 근처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 용의자를 만난 때부터였다. 그 용의자는 유죄를 선고받았다가 후에 무죄임이 밝혀졌다. 다이앤은 그 일이 있은 뒤로 첫인상이 살인용의자 선정에 미치는 영향을 숙고하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미스터리를 발표한 것이《미녀 보험조사원 디디의 사건해결 수첩》이다. 이 외에도 일리노이 주 경제 연구소에서 중역을 지냈으며 독자적인 컨설팅 기업을 운영하기도 했다. <인명 백과사전Who’s Who>의 재정/산업 부문과 <세계여성인명 백과사전World Who’s Who of Women>에 이름이 등재돼 있다. 지은 책으로는《유랑자의 저주》,《아서 코난 도일의 노트》가 있다. 현재 플로리다로 이사해 남편과 함께 살고 있다.
김창규
역자 김창규는 2005년 과학기술창작문예 중편 부문 당선. 네이버 <오늘의 문학>, <판타스틱>, <크로스로드> 등에 단편을 발표했다. 문지문화원‘사이’에서 SF와 판타지 창작에 대한 강의를 했고 현재 <판타스틱>에《세라페이온》을 연재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세라페이온》,《발푸르기스의 밤(가제)》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뉴로맨서》,《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과학》,《이상한 존》,《므두셀라의 아이들》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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