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가장 작은 현(県) 가가와현,
그 중앙에 자리한 고즈넉한 소도시 다카마쓰
그곳에서 한 달을 살다
나는 다카마쓰에 작은 원룸을 구하고, 오랫동안 꿈꾸던 소도시의 로망을 실천에 옮겼다. 낮에는 바닷가와 산골 마을을 유유자적 산책하며 그림 같은 풍경과 그 속에 있는 예술 작품을 실컷 감상했다. 오후에는 커피 향 진하게 풍기는 카페에서 책을 읽다가, 배가 고프면 어디에나 있는 셀프 우동집에서 우동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저녁에는 여유로운 해변 공원에서 하염없이 노을을 보고, 해가 지면 왁자지껄한 선술집 혹은 숙소에서 홀로 술잔을 기울였다. 돌아보니 그곳에서 먹고, 보고, 걸었던 행위 하나하나가 내게는 최고의 치유였다.
- 프롤로그 중에서 -
미식과 예술, 자연의 도시 다카마쓰
그곳에서 한 달을 살다
일본 소도시 여행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곳에는 자신을 뒤돌아볼 수 있는 삶의 여유가 있다. 여기에 소울푸드라는 이름의 ‘미식’과 영혼을 살찌우는 ‘예술’, 자꾸만 걷고 싶은 ‘자연’의 선물까지 있다면 도시에서의 권태로운 일상에 지친 누군가에게 최고의 힐링이 아닐까. 사누키 우동과 예술의 섬 나오시마로 유명한 가가와현 중심지 다카마쓰. 이곳에서 한 달을 살며 주변 여러 도시와 마을을 여행한 저자의 발길을 따라가 보자. 다카마쓰에는 우리의 마음을 채워 줄 특별한 그 무엇이 있다.
도쿄에서 3년을 산 저자는 여행을 통해 만난 사람들에게서 느림의 미학을 배운다. 다카마쓰에서의 한 달은 힐링 그 자체였으며 치유였다. 저자는 총 세 개로 나뉜 장에서 지역 문화가 집약된 미식(美食)으로 몸과 마음의 허기를 채우는 ‘푸드 테라피’, 자유로운 예술혼이 담긴 작품을 만나며 감성을 채우는 ‘아트 테라피’, 그리고 자연을 벗 삼아 하염없이 걸으며 내면을 정돈하는 ‘워킹 테라피’를 제시한다. 자연에 둘러싸인 공원과 절, 신사를 누비며, 도시에서 위축됐던 마음이 한 뼘씩 늘어나는 것을 느낀다. 가가와현에서 누린 자유로운 시간은 지금껏 잘 버티며 살아온 저자가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자 미래를 향한 응원이다.
스스로 처방한 푸드·아트·워킹 테라피는 저자를 내면으로부터 위로하고, 삶을 이어갈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이 처방은 책을 읽거나 다카마쓰를 여행하는 모두에게 유효할 것이다. 실제 여행을 도와주는 여행 팁과 추천 여행 코스도 제공된다. 무궁무진한 매력을 지닌 소도시 다카마쓰! 책장을 펼치는 순간 페리, 노면전차, 전철로 갈 수 있는 한적한 섬과 푸근한 시골 마을로의 초대가 우리를 기다린다. 여름 빛깔로 찬란하게 빛나던 다카마쓰에서의 한 달은 가슴 두근거리는 로망 그 자체다.
홍콩과 서울, 도쿄에서 청춘을 보낸 도시 여자. 홍콩대학교에서 이름도 생소한 인지과학과에 들어가 같은 학교 언어학 석박사 과정에 합격했지만, 교수님 밑에서 고량주만 마시다 서울로 도망쳤다. 운 좋게 취업에 성공해 기업 홍보팀에서 글 쓰는 법을 배웠고, 4년 차가 되던 해 사표를 내고 일본으로 떠났다. 도쿄 와세다대학교에서 문화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일본 IT 회사에서 1년간 번역 프로젝트 매니저로 근무했으며, 지금은 프리랜서 번역가이자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이다. 2018년 여름, 가가와현 다카마쓰에서 한 달을 살며 소도시의 매력에 푹 빠졌다. 저서로 『일본에서 일하며 산다는 것』(공저)과 『걸스 인 도쿄』(공저)가 있다.
인스타그램 : fromly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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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005
Part 1 푸드 테라피 : 마음을 채우는 음식
고향의 음식은 고향의 재료로
다카마쓰 우동보우 다카마쓰 본점 / 029
와산본을 만드는 달콤한 공간
다카마쓰 마메하나 / 043
에도 시대 농민의 소확행, 안모치조니
다카마쓰 부도노키 / 053
현지인의 소울 푸드 호네츠키도리
다카마쓰·마루가메 잇카쿠 / 061
커피와 책, 후르츠산도의 시간
다카마쓰 나카조라 / 073
섬에서 발견한 나만의 리틀 포레스트
오기지마 도리마노우에 / 083
Part 2 아트 테라피 : 소도시에 꽃핀 예술
동서양의 경계에 선 조각가, 자연을 품다
다카마쓰 이사무 노구치 정원 미술관 / 095
문단 대부의 따뜻한 인간애
다카마쓰 기쿠치 간 기념관 / 105
어린이를 위한 예술이라는 놀이터
마루가메 마루가메시 이노쿠마 겐이치로 현대미술관 / 115
일본화와 서양화의 푸르른 만남
사카이데 가가와현립 히가시야마 가이이 세토우치 미술관 / 125
지상보다 아름다운 땅속 미술관
나오시마 지추 미술관 / 135
캔버스를 채우는 여백의 의미
나오시마 이우환 미술관 / 145
예술의 집을 찾아가는 스탬프 랠리
나오시마 이에 프로젝트 / 153
살아 움직이는 물방울의 즉흥 예술
데시마 데시마 미술관 / 163
Part 3 워킹 테라피 : 자꾸만 걷고 싶은 길
옛 영주의 낙원을 걷다
다카마쓰 리쓰린공원 / 175
절을 지키는 너구리 수호신
다카마쓰 야시마지 / 189
빨간 등대와 나이 든 사진사의 추억
다카마쓰 세토시루베 / 199
바다의 신을 향한 1,368개의 계단
고토히라 고토히라궁 / 207
도시와 자연이 만나는 경계
만노 국영사누키만노공원 / 219
일본의 작은 그리스, 올리브 섬 산책
쇼도시마 올리브공원 / 231
일 년에 이틀만 건널 수 있는 행복의 다리
미토요 쓰시마신사 / 243
추천 여행 코스
추천 숙소 / 254
여행 팁 / 255
다카마쓰 1박 2일 코스/ 256
나오시마 당일치기 코스 / 268
고토히라 당일치기 코스 / 280
에필로그 / 2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