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은 변한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나는 바뀌지 않는다 하더라도.”
빅데이터 분석그룹 다음소프트가 추적하는
한국사회의 로망과 현실 그리고 적응기
밀레니얼 세대가 변화시킨
일하는 규칙, 먹고 노는 방식, 소비의 공식
몇 년째 이어지는 ‘워라밸’ 열풍은 ‘주52시간 근무제’라는 제도 변화로 이어졌다. 아직은 대기업 위주로 시행되고 있지만 2021년 7월부터 전 사업장에 적용될 터이므로 그에 따라 우리의 일상도 달라질 것이다. 이미 한쪽에서는 저녁 오프라인 모임이나 강연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한편, 평생 ‘칼퇴’라곤 해본 적 없는 부장/팀장/임원들은 일을 끝내지도 못한 채 내몰리듯 나온 회사 밖에서 당황하는 중이다. 곧장 집으로 간다고 가족들이 반겨줄까? 집이 아니면 갈 데는 있나? 당신의 비즈니스가 방황하는 이들의 발길을 잡을 수 있다면 가장 확실한 블루오션 하나를 잡게 될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시장 못지않게 중요한 사실이 한 가지 더 있다. 주52시간 근무제라는 제도도, ‘저녁 있는 삶’이라는 구호도 장년층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들은 모두 사회초년생들의 가치관과 요구에 따른 것이다. 흔히 말하는 ‘밀레니얼 세대’, 그중에서도 사회초년생인 ‘2534 세대’가 한국사회를 움직이고 있다. 열정보다 효율을 중시하는 세대, 적성보다 연봉이 중요한 세대, 식비는 줄여도 문화생활비는 줄일 수 없다는 세대다. 바야흐로 사회초년생으로서, 유권자로서, 소비주체로서 부상한 밀레니얼 세대의 가치관이 현재 사회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그들은 우리 사회의 일하는 규칙, 먹고 노는 방식, 소비의 공식을 어떻게 바꿔놓고 있을까? 《2019 트렌드 노트》가 추적하는 주제는 이것이다.
11인용 삶, 시간의 가성비, 우티스 전략…
다음소프트가 추적하는 한국사회의 로망과 현실 그리고 적응기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도 오늘 같을 일상. 변화가 끼어들 여지없이 견고해 보이는 일상에도 변화는 생긴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건조기로 빨래를 말리고, 매일같이 미세먼지를 체크하고, 가정에 에어프라이어를 들이기 시작했다. 한국 사람들이 전용기기까지 구비해 요리할 만큼 튀김음식을 좋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에어프라이어 덕분에 자취생도 주부도 그럴듯한 한 상 차림이 가능해졌고, 제조사와 유통업체는 에어프라이어 완판의 기쁨을 맛보았으며, 식품회사는 에어프라이어용 냉동식품을 앞 다투어 출시하기 시작했다. 《2019 트렌드 노트》는 이렇듯 은근슬쩍 우리 일상을 바꿔놓은 변화를 짚어보고, 변화의 함의가 무엇인지 고찰한다.
1부 ‘세태의 변화’에서는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으로 바뀌기 시작한 일터의 모습을 살펴본다. 야근은 부당하다고 외치는 신입사원이 있는가 하면 야근이 불법이어서 회사에 남고 싶어도 남을 수 없는 부장님이 있다. 그들은 퇴근 후 어디에 가게 될까? 집으로, PC방으로, 동호회로, 맛집으로, 아니면 두 번째 직장으로? 일터의 변화는 우리 사회에 어떤 파장을 만들어낼지 살펴본다.
정시퇴근이 가능해지면서 최근 직장인들의 투잡 아이템으로 주목받는 것이 유튜브 크리에이터다. 몇 안 남은 ‘흙수저 탈출구’로 각광받는 유튜브는 한국사회가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과 광고의 지형마저 바꿔놓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매체 집행방식도 변화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2부 ‘집의 변화’에서는 엄마처럼 할 수는 없는데 엄마의 역할은 아는 엄마들의 이야기, 그리고 각방 쓰는 신혼부부들 이야기를 담았다. 어른들은 각방은 파국의 시작이라 하지만, 당사자들은 관계를 유지하는 완충장치라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과 인식의 간극을 영리하게 파고드는 상품과 서비스가 나오기 시작했다.
3부 ‘소비의 변화’에서는 양극단을 달리는 소비자의 이중성을 살펴본다. 프리미엄을 외치면서 100원짜리 프로모션에 웃고 운다. 이들은 다이소에서도 가성비를 따지고 벤츠에서도 가성비를 찾아낸다. 전혀 다른 두 소비자 집단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소비자 안에서 전혀 다른 소비방식이 동시에 일어난다. 의무를 위한 소비와 로망을 위한 소비가 철저히 분리된다. 이런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브랜드가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를 모색한다.
3년째 이어오고 있는 ‘트렌드 노트’ 시리즈는 다음소프트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루어진다. 불특정다수의 일상언어를 들여다본 것이므로, 이 책이 다루는 이야기는 애초에 ‘트렌디’한 사람들의 전유물일 수 없다. 그보다는 알게 모르게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놓치지 않고 따라가야 하는 사람들,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가깝다. 우리는 흔히 트렌드세터의 멋진 모습에 로망을 품지만, 비즈니스 기회는 비단 로망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가고 싶은 로망이 ‘로망템’을 낳는다면, 따를 수밖에 없는 현실은 ‘가성비’를 낳고, 따라가야 하는 적응은 ‘꿀팁’과 ‘국민템’을 낳는다. 이 중 어디에 우리의 기회가 있을지 생각해보자.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가 누구나 선망하는 화려한 로망템이 아니어도 좋다. 트렌드에 어두운 범부(凡夫)들에게 변화에 적응하는 방법을 잘 알려줄 수 있다면, 우리의 비즈니스는 평범하되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국민템이 될 수 있지 않겠는가?
다음소프트 연구원. 심리학과 영문학을 공부했다. 눈앞에 놓인 프로젝트를 마감하다 보니 어느덧 소셜빅데이터 분석 9년차. 늘 변화하고 다양한 의견이 충돌하는 소셜미디어 때문에 자주 무지렁이의 기분에 처하고, 덕분에 조금은 신선하게 살고 있다고 믿는다.
책머리에
프롤로그 | 식비는 줄여도 문화생활비는 줄일 수 없다
1부 세태의 변화
1장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_박현영
밀레니얼 세대에 주목하는 이유
자존감을 높여라
인강 세대의 효율
IMF 키즈, 챙길 것은 챙긴다
캐릭터 전성시대 : 유머의 가치
자유보다 규칙
마케터를 위한 시사점
2장 퇴근시간의 변화_김정구
퇴근의 의미
여전히 ‘미래’보다 ‘현재’가 중요하다, 다만…
주중의 삶이 변화하기 시작하다 : 우리의 2교시를 위하여
주52시간 근무제가 가져온 ‘명(明)’
주52시간 근무제가 가져온 ‘암(暗)’
데이터에 나타나지 않은 리더들의 사정
마케터를 위한 시사점
3장 매체의 변화 : 유튜브로 랜선 라이프_이예은
유튜브 is 뭔들
진실은 유튜브에 있다?
혼자인 듯 혼자 아닌 실시간 방송
투잡 로망의 실현, 직장인 브이로그
예쁘고 귀여운 건 노잼, 웃기면 꿀잼!
미디어 지각변동에 대처하는 자세
마케터를 위한 시사점
2부 집의 변화
4장 먹고 사는 것의 변화_이효정
집밥은 여전히 유효하다, 단 덜 수고롭고 더 근사하게
브런치 감성의 플레이트를 위한 장보기
먹는 행위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로
마케터를 위한 시사점
5장 주거공간의 변화_염한결
먹고 자는 공간에서 쉬고 노는 공간으로
그들은 어떻게 인테리어 전문가가 되었는가?
한 가지 아이템이 그곳의 인테리어를 좌우한다
마케터를 위한 시사점
6장 가족 구성원의 변화_염한결
멈출 줄 모르는 1인가구 시장의 성장
잘 먹고 잘 사는 1인가구
맥시멈라이프를 즐기는 1인, 미니멀라이프를 꿈꾸는 4인
매 시간 바뀌는 거실의 주인
싱글같이 살고 싶은 기혼
마케터를 위한 시사점
3부 소비의 변화
7장 노는 방식의 변화_신수정
무리해서 부리는 휴식
차 한잔과 책 한 권으로 완성되는 휴식
가성비에 대한 새로운 해석 : 몇 시간을 위한 콘텐츠인가
달라진 여가를 위하여 : 효율을 높이고, 주도권을 주라
마케터를 위한 시사점
8장 브랜드의 변화_박현영
나만 아는 브랜드
이름이 없는 브랜드
나를 말해주는 브랜드
삶을 가르치는 브랜드
마케터를 위한 시사점
9장 로망을 실현하는 방법의 변화 : 다이슨과 차이슨_김정구
꿈은 이루고 로망은 지르는 것
사라지는 스무 살의 로망 vs. 로망이 된 결혼
거실로 나온 로망
로망을 포기할 때의 대안
마케터를 위한 시사점
에필로그 | 진실 수용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