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 수상, 일본 추리소설계의 ‘이야기의 장인’이자 ‘반전의 제왕’ 나카야마 시치리. 「와타세 경부 시리즈」의 1편인 『테미스의 검』에 이어 2편 『네메시스의 사자』가 미스터리 전문 출판사 블루홀식스에서 출간되었다.
블루홀식스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인 『속죄의 소나타』,『추억의 야상곡』,『은수의 레퀴엠』, 「법의학 교실 시리즈」인『히포크라테스 선서』『히포크라테스 우울』, 「와타세 경부 시리즈」인 『테미스의 검』 등을 출간해왔다. 앞으로도 블루홀식스를 통해 반전의 반전과 강렬한 충격 등으로 다양한 매력을 뽐내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을 꾸준히 만나볼 수 있다.
『네메시스의 사자』는 사형제도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도려내는 사회파 미스터리다. 중대한 살인 사건을 일으켜 사형 판결을 받는 것이 타당하지만 가까스로 사형을 면하고 무기 징역을 받은 죄수의 가족이 연달아 살해당한다. 그 살해 현장에는 피로 쓰인 ‘네메시스’라는 글자만 남겨져 있다. 네메시스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는 피해자 유족의 대변자인가, 희대의 연쇄 살인마인가? 네메시스는 단순히 사적 복수를 하려는 것인가, 사법 체계에 테러를 가하는 것인가? 원죄를 테마로 하는『테미스의 검』의 연장선상에서 『네메시스의 사자』는 이제 사형제도에 물음을 던진다. 덤으로 ‘나카야마 월드’의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이 총출동하는 묘미도 느낄 수 있다.
숨어 있던 악의가 눈에 보이게 됐을 뿐이지요.
『네메시스의 사자』는 『테미스의 검』에 이어지는 「와타세 경부 시리즈」의 2편으로 『테미스의 검』이 사형 판결 뒤에 도사리고 있는 원죄를 다뤘다면, 여기서는 사형제도 자체를 다룬다. 어느 날, 65세 여자가 죽었다. 살해 현장에는 ‘복수’ 또는 ‘의분’을 뜻하는 ‘네메시스’라는 피로 쓴 글자가 남아 있었다. 사건을 추적하던 중 두 번째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피해자의 가족 중에 강력 범죄를 저질렀지만 사형을 피해 무기 징역을 선고받은 사람이 있다는 점이다. 같은 판사가 내린 ‘온정 판결’에 대한 항의인가, 누군가 가해자 대신 그 가족을 벌하려는 것인가. 현경 최고의 검거율을 자랑하는 와타세 경부가 사건 해결에 도전한다. 그러나 네메시스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세 번째 살인 사건에 손을 뻗는다.
『네메시스의 사자』는 사형제도의 문제점과 정당성에 대해 날카롭게 질문한다. 사형 판결이 오판으로 내려진 것이라면 원죄는 피할 수 없다. 전작 『테미스의 검』에서 원죄 사건으로 한층 성장한 와타세 경부가 이제는 사형제도의 소용돌이를 헤쳐나간다. 이 과정에서 ‘범인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범인의 목적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진화한다. 네메시스의 행위는 사적 복수인가, 사법 체계에 대한 테러인가. 사형으로 죄수는 용서받을 수 있는가. 혹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사형으로 충분한가. 나카야마 시치리가 사법과 사형제도의 정당성을 묻는다.
사형제도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도려내는 사회파 미스터리!
와타세 경부 X 고테가와 형사, 콤비로 활약하다!
나카야마 시치리는 일본 추리소설계에서 한창 주목받고 있는 작가다. 2009년 『안녕, 드뷔시』로 제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을 수상하며, 48세의 나이에 늦깎이로 등단했다.
그 후 7년간 이야기를 28편이나 써내는 왕성한 집필 속도를 자랑하며 맹활약 중이다. 그는 각각의 작품에서 평균 이상의 완성도와 탁월한 반전을 선보이며 단기간에 일본 추리소설 마니아들을 사로잡는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유난히 추리소설을 좋아해 완전히 빠져 살았으며 고등학생 때부터 소설을 즐겨 썼다. 그러나 대학 졸업 후 평범한 회사원이 되면서 글쓰기와는 거리가 멀어졌지만 2006년 일본 추리소설계의 거장 시마다 소지와 만나게 된다. 이를 계기로 20년 만에 다시 책상에 앉는다. 그 후 집필한 소설 『안녕, 드뷔시』를 통해 작가의 길로 들어선 나카야마 시치리는 밝고 유쾌한 음악 미스터리부터 어두운 본격 미스터리, 긴장감 넘치는 서스펜스물, 법의학 미스터리, 경찰 소설, 코미디물까지 다방면의 소재와 장르의 이야기들을 꾸준히 써내고 있다. 이처럼 그의 작품은 다양한 분위기와 주제, 장르를 넘나드는데 이는 어느 하나의 분야에서라도 살아남아 작가의 삶을 유지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나카야마 시치리는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를 쓸 때 줄곧 ‘심판받지 않는 죄’에 대해 생각했다고 한다. 이러한 ‘심판받지 않는 죄’에 대한 나카야마 시치리의 문제의식은 『네메시스의 사자』에도 반영되어 있다. 이는 저지른 죄에 합당한 처벌을 받지 않은 범죄자에 대한 ‘의분’이라는 형태로 작품 속에 드러난다. 사형을 면한 자에 대한 사적 복수의 일면과 현 사법체제의 모순과 사형제도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실제로 작가는 사형제도를 ‘국가에 의한 복수 대행’으로 보는 관점과 일본의 옛 풍습인 ‘가타키우치’(에도 시대까지 계속된 무사 계급의 사적 복수를 허용한 제도)의 맥락에서 파악하는 관점을 분석해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어느 한쪽으로 편중되지 않고 사형제와 이에 뒤따르는 비극과 고통을 현실감 있게 표현한다는 점에서 나카마야 시치리 사회파 미스터리만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다. 더불어 와타세 경부는 물론 그와 콤비로 활약하는 고테가와 형사, 미사키 검사, 법의학 교실의 교수님 등이 등장해 기존 나카야마 팬들이라면 더욱 반갑게 이야기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1961년 기후현에서 태어났다. 2009년 《안녕, 드뷔시》로 제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을 받으며 마흔여덟 살에 데뷔했다. 이때 수상작과 함께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가 최종 선고에 남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최초로 한 작가의 두 작품이 대상을 다투면서 화제를 모았다.
나카야마 시치리는 밝은 분위기의 음악 미스터리나 코지 미스터리, 어둡고 진지한 서스펜스, 법률 미스터리 등 폭넓은 주제에 도전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또한 ‘미스터리는 곧 놀람의 문학’이란 생각에 따라 마지막 몇 페이지에서 세계관을 확 뒤집곤 해 독자들로부터 ‘대반전의 제왕’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어딘가 모자란 인물을 등장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에 등장하는 고테가와에 대해서는 ‘성장하는 캐릭터’로 계속 등장시킬 것이라며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안녕, 드뷔시》를 비롯해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 《작가 형사 부스지마》, 《살인마 잭의 고백》, 《히포크라테스의 선서》, 《히포크라테스의 우울》, ‘미코 시바레이’ 시리즈인 《속죄의 소나타》, 《추억의 야상곡》, 《은원의 진혼곡》 등이 있다.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는 읽는 내내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스토리 전개, 복선을 기가 막히게 회수하는 충격적인 반전으로 많은 팬들로부터 반드시 읽어야 할 나카야마 시치리의 대표작으로 꼽히며,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의 귀환》은 전작보다 더욱 강력해진 후속작으로 일본에서 출간 즉시 화제를 모았다.
1 사분 私憤
2 공분 公憤
3 비분 悲憤
4 우분 憂憤
5 의분 義憤
6 원분 怨憤
7 옮긴이의 말 ― 여신의 이름을 빌려 법과 정의의 의미를 되묻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