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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크루그먼의 지리경제학

폴 크루그먼 지음, 이윤 역해 | 창해
  • 등록일2019-02-01
  • 파일포맷epub
  • 파일크기4 M  
  • 지원기기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태블릿, PC
  • 보유현황보유 1, 대출 0, 예약 0
  • 평점 평점점 평가없음

책소개

폴 크루그먼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 이론을 일반 독자들에게 설명하는 책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대표적 경제학자 중 한 명인 폴 크루그먼은, 국내 일반 독자들에게도 낯설지 않다. 1997년 발생한 아시아 외환위기를 사전에 예측하면서 국내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현재는 「뉴욕타임스」의 고정 칼럼니스트로서 현실 경제 문제에 대한 예리한 진단과 함께 정부 정책에 대한 날 선 비판을 하는 그는, 스스로를 ‘현대적 진보주의자’로 부르며 현실 문제에 적극 발언하는 실천적 지식인이다. 크루그먼은 재화와 노동시장의 불안정성을 전제하며 정부 당국의 일정한 개입을 정당화하는 신케인즈주의자로 분류되어, 문재인 정부의 기조와 맥을 같이 한다고 거론되기도 한다.

크루그먼의 책은 국내에 20여 종 번역되어 있으나 정작 그가 어떤 성과를 인정받아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의 이론이 규모의 경제와 소비자 선호의 다양성을 바탕으로 무역의 패턴과 경제활동의 지리적 분포를 설명하였다는 게 당시 수상의 이유였고, 그것이 이 책 『폴 크루그먼의 지리경제학』의 주제이다.

이 책은 크루그먼이 벨기에의 루벵가톨릭 대학에서 강연한 것을 엮어서 펴낸 것이다. 당시 30대말의 나이인 그는 지리경제학에 대한 이론을 정립한 상황이었고, 50대 중반에 노벨상을 가져다준 이론적 업적을 일반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강연을 한 것이다. 이 책이 크루그먼의 저서 중 그의 이론적 체계의 정수를 이해하는 데 적합한 이유이다. 크루그먼은 최근 국내의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독자들이 읽기를 바라는 자신의 저서로 이 책을 꼽기도 했다.(조선일보 위클리비즈 2016년 10월 15일자)

<B>지리경제학을 국내 최초로 소개

크루그먼은 이 책에서 자신의 연구 분야를 ‘경제지리학’(economic geography)이라고 부른다. 그가 말하는 경제지리학은 ‘공간에서의 생산 입지’ (location of production in space), 즉 상호 관련성 속에서 일들이 발생하는 장소에 관하여 탐구하는 경제학의 한 분야라는 의미이다. 경제지리학이 기존 경제이론과 무엇이 다른가 하는 점은 크루그먼이 서문에서 말한 대목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국제경제학에서는 자원은 완전하게 이동 불가능하지만 재화는 비용 없이 교역될 수 있는 세상을 기본사례로 삼는다. 그러면 모형을 수정하여 한편에서는 수송비용이나 비교역재를, 다른 한편 에서는 이동 가능한 생산요소를 도입할 수도 있으나, 모형을 만드는 방식은 명백히 기본사례에 의하여 결정된다. 경제이론을 공부해본 사람은 누구나 모형의 유형이 그 내용을 거의 결정한다는 것을 안다.… 내가 끌린 것은, 생산요소들이 완전히 이동 가능하지만 재화 수송에는 비용이 발생 하는 유형의 모형이었다. 달리 말하면 나는 국제무역이론이기보다는 고전적인 입지 이론 (location theory)에 가까운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7쪽)

크루그먼의 획기적 연구 성과들이 나온 1990년대 초반 이후 학계에서는 그의 연구 주제와 방법론을 받아들여 현실에 적용하고 발전시킨 수많은 논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학계에 규모의 경제와 불완전경쟁 그리고 공간과 수송비를 중시하는 새로운 조류가 흐르기 시작한 것이다. 크루그먼의 선구적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이를 기존의 경제지리학과는 다른 관점에서 발전시켜온 연구자들은 자신들이 하는 연구 분야를 경제지리학과는 구별되는 ‘지리경제학’으로 부르고 있다. 크루그먼 이후 그의 이론이 계승, 발전되면서 새로운 학문인 지리경제학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서구에서 지리경제학은 새로운 무역이론으로서 기존의 국제경제학과 경쟁하는 선도적인 학문 분야이다. 국제경제학에 공간을 도입하고 공간에서 발생하기 마련인 수송비의 중요성을 부각시켰을 뿐 아니라, 수확체증이 존재하는 가운데 불완전경쟁을 반영하는 산업내무역을 도입함으로써 기존 경제학이 설명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리경제학이 아직 국내에 제대로 소개되지 않은 이유는, 아직 국내에 생소하고 관련 전문가 집단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국내에 지리경제학을 소개하는 첫 책이자 최적의 입문서라 할 수 있다.

클러스터에 대한 최적의 지침서

산업 클러스터(cluster)란 일정지역에 어떤 산업과 상호 연관관계가 있는 기업과 기관들이 모여 정보를 교류하고 새로운 기술을 창출하는 산업집적 지역을 말한다. 과거 산업사회에서는 단순히 비용절감을 주목적으로 기업 집단 입주지인 공단이 형성되었으나 입주업체간 교류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적다는 공단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조성된 것이 클러스터이다. 국내에서는 2003년 참여정부 들어 지역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역별로 클러스터 육성 정책을 편 이래 클러스터 만능주의가 만연하고 전국 방방곡곡은 온갖 유형의 클러스터로 이름 붙여졌다. 그런데 그 결과는 안타깝게도 수용된 용지에 만들어진 텅 빈 공단과 풀린 자금으로 발생한 주택가격 급등이었다. 과연 클러스터의 성공 요인과 원리는 무엇일까?

크루그먼은 도시 또는 도시의 작은 클러스터와 같이 보다 규모가 작은 지역 수준에서 나타나는 경제활동의 집중 현상에 주목한다. 특정 지역에 특정 산업이 집중하는 지역화가 그것이다. 지역화의 원천을 ‘노동시장 풀링’, ‘중간재 공급’ 및 ‘지식 파급’ 등 마셜의 삼위일체라고 불리는 규모에 대한 수확체증의 요인으로 설명한다. 이 책을 보면 실리콘밸리 같은 자발적 집적지가 어떻게 생성되는지, 미국의 제조업 벨트가 어떻게 성공적으로 조성되는지 그 원천을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경제활동의 입지가 결정되는 원리를 설명하는 입문서이다. 또 국내에서 생산의 입지와 관련하여 만병통치약처럼 처방되면서도 개념이 뚜렷하기 않아 혼란을 초래하기도 하는 클러스터에 대해서도 최적의 지침서가 될 것이다. 경제활동이 활성화되고 유지되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어 산업입지 정책의 수립에도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다.

일반 독자를 위한 상세한 해설과 주석

이 책이 경제지리학의 입문서이지만 당초 경제학 지식을 갖춘 청중들을 대상으로 마련된 강좌를 묶어서 출간한 것이어서 일정 수준의 경제학 지식을 요구하는 대목도 있다. 역해자인 이윤 교수는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 독자들이 겪게 될 불편을 해소하고자 50여 쪽에 달하는 긴 해설을 붙였고, 본문에서도 경제학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많은 역해자 주를 달아서 독자들의 이해를 높이고자 하였다. 단순한 역자가 아니라 ‘역해자’라 붙인 이유이고, 156쪽에 불과한 소책자 판형인 원서가 244쪽에 달하는 신국판 번역본으로 탄생된 연유이기도 하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지리경제학이 이미 선도적 학문분야로 자리 잡으면서 세계적인 출판사에서 교과서가 출간되고 있지만, 아직 우리말로 쓰인 전문서적 한 권 나오지 않은 국내 현실을 안타깝게 여긴 역해자 이윤 교수는 초고를 번역한 상태에서 수십 회 이상 독해하며 수정을 거듭해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인천대학교에서 국내 처음으로 지리경제학 강좌를 개설하여 강의를 시작한 전공자로서 부채의식을 덜기 위한 작업이어서 상세한 역해자 해설과 주석을 다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전공 분야의 대표적 저서를 국내에 소개하는 작업은 도외시한 채 연구업적을 위한 논문 쓰기에만 전전긍긍하는 학계 풍토를 되돌아보게 된다.

저자소개

2008년 50대 중반의 이른 나이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진보파 경제학자. 신무역 이론을 개척한 뛰어난 경제학자로서 상아탑의 경계를 넘어서 사회적 여건의 개선에 직접 영향을 미치려
고 노력하는 실천적 경제학자이기도 하다. 1953년 미국 뉴욕 주의 주도인 알바니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1979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의 교수가 되었으며 스탠포드 대학, 예일대학 및 런던경제 대학(London School of Economics)에서도 강의하였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뉴욕시립 대학 대학원의 경제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뉴욕타임스」의 고정 칼럼니스트로서 1주일에 두 차례 현실 문제에 대한 칼럼을 게재하고 있다.

크루그먼이 한국에서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1997년에 발생한 아시아 외환위기 때이다. 크루그먼은 1994년 『포린 어페어스 Foreign Affairs』에 발표한 논문 「아시아 기적의 신화」에서 아시아 신흥공업국들의 급속한 경제발전이 기술과 제도의 발전을 통한 생산성 향상 없이 노동과 자본 등 생산요소의 투입에 의존한 것이어서 곧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견하였다. 그의 예견은 불과 3년 만에 현실화되었다. 1997년 12월 한국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하였다.

크루그먼의 예견은 당시 세계경제 질서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다.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의 출범에 따라 국가 간에 재화뿐 아니라 생산요소의 이동 또한 더욱 자유화되는 과정에서 취약한 경제 체질의 국가들이 그에 수반된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이 책 『폴 크루그먼의 지리경제학』의 모태인 아이스켄스 강좌의 강연을 요청받을 당시 크루그먼이 먼저 생각했던 주제가 바로 ‘국제 요소의 이동성’이었을 정도였다. 강좌 당시 유럽연합의 출범이 임박했었는데, 크루그먼은 유럽에서 경제활동에 대한 규제자로서 개별 국가의 영향력이 크게 감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특히 생산요소의 자유로운 이동이 가져올 파급효과에 주목했다. 국제간 요소의 이동성을 자신의 주된 관점인 불완전경쟁과 규모의 경제에서 살펴본 것이 바로 이 책이다.

크루그먼은 스스로를 ‘현대적 진보주의자’로 부른다. 「뉴욕타임스」의 그의 블로그 명인 ‘진보주의자의 양심’(The conscience of a Liberal)은 이를 잘 보여준다. 이는 2007년 발간된 그의 저서명이기도 하다. 이 저서는 20세기 미국의 부와 소득 격차의 역사를 다루는데, 20세기 중반 어떻게 빈부 격차가 크게 줄었다가 지난 20년간 크게 확대되었는가를 설명한다. 2003년 출간한 『대폭로 The Great Unraveling』에서 1990년대 미국 신경제기에 소득 불평등이 확대되었음을 지적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는 『진보주의자의 양심』에서 193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빈부 격차의 감소와 1980년대부터 2000년까지의 빈부 격차의 확대 모두에 있어서 정부 정책이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역할을 수행하였다고 주장하며, 빈부 격차를 확대하도록 만든 정책을 편 부시 행정부를 비판한다. 그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서 공적의료보험에 보다 예산을 많이 투입하고 국방비를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신뉴딜 new New Deal’ 정책을 제안한다. 그는 재화와 노동시장의 불완전성을 전제하며 정부 당국의 일정한 개입을 정당화하는 신케인즈주의자로 분류될 수 있다.
2012년에는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불황을 당장 종식하라! End This Depression Now!』를 출간한다. 그는 재정감축과 긴축정책 수단들이 경제를 순환시키고 취약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자금 흐름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비판한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은 소비할 수 없고 충분한 소비가 없으면 시장은 지탱될 수 없으며, 대량 실업이 존재하면 충분한 소비가 가능하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공공 부문을 통해서건 민간 부문을 통해서건 경제를 자극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렇지 못할 경우 불가피하게 경제불황이 지속될 뿐 아니라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주장하는 그의 입장은 한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2016년 한국에서 진행된 컨퍼런스에서 크루그먼은 “전 세계 경제는 현재 경기부양 정책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재정적인 여력이 높기 때문에 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회지출 비중이 OECD 국가 중에서 멕시코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라면서 “사회지출을 늘림으로써 사회 정의를 실현하고 서민들의 생활수준을 높여 결과적으로 성장을 진작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크루그먼은 학자로서 그간 20여 권의 학술서, 교재 및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한 책을 출간하였고, 200여 편의 학술 논문을 발표하였다. 또한 「뉴욕타임스」와 『포춘 Fortune』을 비롯한 대중적 신문과 잡지에도 수백 편의 칼럼을 기고하며, 현실 문제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그는
해설자로서 국제무역을 비롯하여 소득분배, 조세, 거시경제학, 보건, 사회 및 정치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역에 걸친 이슈들을 다루어 왔다.

목차

주최자 서문
저자 서문
역해자 서문
역해자 해설
일러두기

1장 중심과 주변
1 지리 : 왜 그렇지 않은가 그리고 왜 그러해야 하나
2 미국 제조업 벨트 사례
3 지리적 집중 모형
4 변화 과정
5 우리는 어디에 서 있나

2장 지역화
1 산업 지역화의 원천
2 일부 경험적 증거들

3장 지역과 국가
1 국가란 무엇인가
2 지역화와 무역
3 다시, 중심과 주변
4 지리와 유럽의 주변
5 맺음말

부록
참고문헌
색인

한줄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