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평>
"재미있는 읽을거리이다. 할 클레멘트는 언제나 즐길 수 있는 작가이다. 특히 그의 '만약에...' 이야기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의 작품이라면 언제나 추천!"
- Edwin Ward, Goodreads 독자
"탄탄한 주인공들과 적절한 전개 속도를 가진 사건의 진행이 돋보인다."
- 독자
"빠른 전개 속도를 가진 단편 소설. 수성에서의 어드벤처와 지식을 갈구하는 사람들, 드라마, 과학, 위험이 작은 소설 하나에 응축되어 있다. 역시 클레멘트이다."
- Amazon 독자
<미리 보기>
알비레오 함의 착륙을 위해서 미리 준비한 정교한 수학적 계산을 망치고, 수성 착륙을 거의 재난에 가까운 수준으로 만들어 놓은 바람은 여전히 휘몰아 치고 있었다. 슐로스버그가 5번 갑판으로 내려가는 순간에도 바람이 우주선의 꼬리 날개와 착륙용 다리를 때리고 있었다.
지진으로 인한 떨림 때문에 사다리를 타고 다니는 것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바람이 일으키는 소음 때문에 불편한 것은 없었다. 하지만 바로 지금 그는 떨림과 소음을 모두 무시할 수 있었다. 그는 갑자기 궁금해졌다. 물론 대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은 크지 않았다.
"기록된 것들 중에서 뭔가 쓸 만한 것이 나온 것이 있나요, 마르디키안 박사님?"
지구 물리학자, 마르디키안이 어깨를 으쓱댔다. "뻔한 것들이죠.... 가로 세로 75 킬로미터 구역에서 5 분마다 지진이 일어나는 행성에서는 말이에요. 상당히 훌륭한 지진 측정 소프트웨어를 설치해둔 것은 잘 알고 있겠죠? 하지만, 불행히도, 착륙을 하고 나서 보니, 그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는 것이 불가능했어요. 그래서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나는 진동을 측정한 다음 최선을 다해서 분석했어요. 그리고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다른 프로젝트에서 사용할 기록 저장 장치들까지 우리가 모조리 독차지하게 되었죠. 지구에 있는 수퍼 컴퓨터에서 분석할 만한 아주 흥미로운 자료들을 많이 모았죠. 하지만 지구에 돌아가서 수퍼 컴퓨터를 사용해야만 뭔가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을 거예요."
슐로스버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말이 필요 없는 사안이었다. 그의 천문학 관련 프로젝트도 지진 연구에 모든 기록 저장 장치를 몰아 주는 바람에 큰 차질을 빚고 있었다.
"저는 단지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그가 말했다. "지난 몇십 년 동안 수성에서 대기가 형성되고 있는 현상과 원인에 대해서 우리는 각자 다른 가정을 가지고 있죠. 하지만 지구에 있는 고등학생조차도 우리 생각이 맞는지 틀린지 알 수 있을 거예요. 나는 체스 스타일의 우주에서 사는 것을 선호해요. 몇 개의 단순한 규칙과 그것의 무한한 조합이 가능한 세계 말이에요. 하지만 언젠가는 그 답을 찾을 수 있다면 좋겠죠."
"맞아요. 사실, 저로서는 그 중 몇 가지 답은 지금 당장 알았으면 좋겠어요. 특히 당신으로부터요. 다른 프로젝트들은 완료까지 얼마나 다가선 상황인가요? 그리고 뭔가 도출된 결과물들이 있나요?"
"나는 모두 완료했어요." 슐로스버그가 말했다.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서 아직도 태양을 관찰하고 있는 장비 몇 개가 있기는 하지만, 새롭게 수정된 프로젝트 관점에서 본다면 모든 기록이 완료됐죠."
"좋아요, 슐로스버그 씨. 뭔가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이 있나요?"
생물학 전공의 마리니 박사가 우울한 미소를 지었다. "모두 합쳐서 216 가지의 다른 암석 샘플을 수집했어요. 어떤 점에서는 식물처럼 보이는 수정 광물을 12 가지 정도 정밀 조사했고요. 살아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생명체를 정의하는 기준에 대해서 굉장히 신중하게 접근한다고 해도 말이죠."
마르디키안이 공감한다는 의미의 몸짓을 했다.
"버켓 박사 쪽은 상황이 어떤가요?"
"이제는 기록 저장을 멈추는 것이 나을 수도 있겠군요. 기록 저장을 완료해 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기록용 저장 장치들은 나에게는 별로 의미가 없어요. 하지만, 내가 지구로 가져갈 표본들의 무게가 어느 정도로 허용되는지 알아 볼 필요가 있겠군요."
"하먼 씨?" 마르디키안이 지질학자, 하먼을 어깨 너머로 쳐다 보았다. 질문의 의미를 담은 몸짓이었다.
"버켓 박사하고 같은 상황이에요. 단, 혹시 당신에게 남은 기록용 저장 장치가 있는지 알아 보려고 왔어요. 내가 가진 것은 모두 사용했거든요."
"좋아요. 저장 장치를 훔치는 전문가님께는 특별히 사정을 좀 봐 드릴 게요. 마지막 남은 장치는 지금 지진 활동을 기록 중이에요. 아마 17 시간정도가 지나면 모두 소진될 거예요. 그리고, 16 시간 후에는 트랙터가 마지막 탐사를 위해서 밖으로 나갈 거예요. 아마 1 주일 정도 후에는 돌아 올 예정이죠. 이 정보라면, 지구로 귀환하는 비행에서 우리가 어느 정도의 광물을 싣고 갈 수 있을지 계산할 수 있겠어요."
본명은 해리 클레멘트 스텁스(Harry Clement Stubbs)로 1922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 서머빌에서 태어났다. 하버드 대학에서 천문학을 전공했는데, 재학 시절인 1942년에 존 W. 캠벨의 <어스타운딩 사이언스 픽션>에 첫 단편을 발표했고 같은 잡지에 세 편을 더 게재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한편, 대학원에서는 교육학과 화학 분야의 학위를 받았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자 B-24 리버레이터 조종사가 되어 유럽 전선에 참전, 총 35회의 전투비행을 수행했다. 종전 후에는 공군 예비군 사령부에서 근무하다가 대령으로 퇴역한 후, 매사추세츠 주 노퍽의 작은 도시 밀턴에 있는 명문 사립고 밀턴 아카데미에서 천문학과 화학을 가르쳤다.
학교 교사로서 할레멘트는 전업 작가가 아니라 취미로 SF를 썼지만, 엄밀한 과학적 논리와 탄탄한 스토리 구성을 통해 SF사에 길이 남을 명작을 많이 남겼다. 과학 지식에 기반한 논리적 묘사의 치밀함에 중점을 두는 ‘하드 SF’ 분야에서 할 클레멘트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1951년에 발표한 《중력의 임무》는 하드 SF와 행성학의 교과서나 다름없다 는 평가를 받는 고전이다. 그 밖의 대표작으로 《바늘》, 《질소 고정》 등이 있다.
1996년 《비상식》으로 레트로 휴고상을 수상했고, 1999년 그랜드 마스터 어워드를 수상했다. 2003년 10월 29일, 교사로 근무했던 밀턴의 병원에서 별세했다.
《중력의 임무》 이 작품으로 할 클레멘트는 ‘50년대를 대표하는 하드 SF 작가’라는 평을 받았다. 철저한 과학 이론의 관철이 외계를 어디까지 실제적으로 묘사할 수 있는지 보여준 이 작품은 하드 SF 역사에서 한 장을 장식하는 작품이다. 지구의 700배가 넘는 중력을 가진 행성을 여행하는 외계인들의 모험을 논픽션풍으로 묘사한 하드 SF의 결정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