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의 변화에서 출발
환경문제는 언제나 심각했지만, 우리는 이 변화를 쉽게 체감하지 못했다. 단지 세계 곳곳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들인, 2월 평균 기온이 영상 5-10도이던 텍사스에 영하 20도의 한파가 닥친 일, 사하라 사막에 50년 만에 눈이 쌓인 일 등을 접할 뿐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지구 환경이 무언가 달라졌다고 추측할 뿐이다.
우리에게 환경 문제가 더욱 깊이 각인될 수 있었던 것은, 코로나19 때문이다.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배달 및 택배 사용이 증가하고, 일회용품이나 쓰레기의 배출도 덩달아 늘자, 단지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발생하는 쓰레기의 양에 새삼 놀랐다.
그러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지게 된 것이 환경오염에 의한 야생동물의 서식지 파괴 때문일 수도 있다는 내용이 알려지자, 우리는 코로나와 환경파괴와의 관련성을 더욱 가깝게 느끼게 되었다.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한 환경에 대한 관심의 대두 및 환경에 대한 인식의 전환 등을 계기로, 환경의 역전 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하기로 했다.
메디치포럼, 그리고 책
메디치미디어에서는 그동안 두 차례 포럼을 개최했다. 2019년에는 <힘의 역전1>을, 2020년에는 <힘의 역전2-달라진 세계>를 개최했다.
첫 번째 포럼인 <힘의 역전 1>에서는 2020년대의 새로운 10년을 앞두고 과학기술의 발전에서 촉발된 변화가 정치 경제 사회 변화를 이끄는, 과학과 사회 간의 힘의 역전 현상을 조망해보고자 기획되었다. 정혜승 프로그래머를 중심으로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천관율 시사인 기자, 홍성국 혜안리서치 대표(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나리 헤이조이스 대표, 이수정 범죄심리학자, 김경수 경남도지사, 류영재 대구지방법원 판사,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 부문장 등이 연사로 참여했다.
두 번째 포럼인 <힘의 역전2-달라진 세계>에서는 글로벌 팬데믹으로 곳곳에서 목격된 ‘달라진 세계’를 주목하고 이에 대한 우리의 과제를 묻고자, 문정인 전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다니엘 튜더 현 마음수업 대표, 김세연 전 국민의힘 의원,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 김동환 대안금융 경제연구소장, 민금채 지구인컴퍼니 대표, 이원재 LAB2050 대표 등과 함께 논의를 이끌었다.
이번 세 번째 포럼<환경의 역전>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최대 이슈로 떠오른 ‘환경’에 주목했다. 우리는 코로나19 이후에 달라진 환경 이슈에 대해 각 주체들이 대응하는 방식이 다를 것이라 가정하고, 환경 이슈에 대한 대응 주체를 국가와 기업, 개인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이들이 환경의 변화와 문제에 대해 각각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는지 살펴보았다. 그리고 이를 묶어 책으로 펴냈다.
환경 문제에 대한 국가, 기업, 개인의 대응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책의 전체 내용을 개괄하고 있으며, 코로나로 인해 삶의 문법이 달라졌다고 설파한다. 그간 인류는 생존을 위해 무리지어 사는 삶을 선택했지만, 전염병에는 취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평소 손씻기 등의 방역수칙을 잘 따르는 행동백신과 그동안 말로만 지켜오던 자연 보호를 적극 실천하는 생태백신을 잘 제어한다면 인류의 미래에 도움이 될 거라 말한다. 그리고 바이러스보다 기후변화 문제가 더 중요하다며, 생물다양성을 위해서라도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임춘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은 환경의 변화에 대해 국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소개한다.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국가가 추진하는 그린뉴딜을 소개하고, 이와 관련된 구체적 사업들까지 안내하고 있다. 환경 문제에 대처하고자 하는 우리나라의 2050년까지의 플랜도 확인할 수 있다.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장은 환경문제에 대한 기업의 대응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기업도 환경문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전세계적으로 기업들도 경영 방법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 중 사회적가치연구원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측정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기업을 단지 이윤 추구 정도로만 평가할 것이 아니라, 이 과정에서 사회적 책임을 얼마나 다했는지 등도 포함해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홍민정 서유채 농장 대표는 환경문제에 대한 작은 기업/개인의 대응 방안을 소개하고 있다. 홍민정 대표는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물고기를 활용해 상추와 부추 등 여러 채소를 재배하고 있다. 이 농법은 아쿠아포닉스로, 물고기에서 나오는 물속 유기물을 식물의 영양소로 공급하고, 이후 걸러져 정화된 물을 다시 물고기가 서식하는 수조로 보내는, 순환 방식을 통해 야채를 재배하는 농법이다. 이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5년째 같은 물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마지막 요조는 환경문제에 대한 개인의 대처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요조는 뮤지션 활동뿐만 아니라 작가로서, 그리고 제주의 작은 책방의 운영자로서 활동하고 있다. 제주에 거주하기 시작하면서 제주에서 일어나는 비자림로 확장 공사, 제2공항 개발사업 등의 환경 파괴를 목격한 후,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노력을 하게 되었다. 요조는 채식활동뿐만 아니라 브리타 정수기 필터를 재활용하길 요구하는, 브리타 어택, 서점에서 구매한 책을 에코백에 담아주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