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도우 아키가 그린
모피와 숲속 친구들의 마음 따뜻한 이야기
마시멜로 같은 꼬리와 몸 곳곳의 핑크색 하트 마크가 매력 포인트인 모피. 일본 20대 여성을 중심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이 토끼는, 리락쿠마의 원작자 콘도우 아키가 디자인을 맡아 2008년에 그림책 『토끼 모피』로 처음 선보인 캐릭터이다. 그림책과 캐릭터 자체의 인기에 힘입어 2011년부터는 잡지사《주부와 생활사》홈페이지에 웹툰으로 연재되었고 2013년과 2015년에는 각각 단행본이 출간되었는데 이 두 권이 『혼자 있다고 생각한 건 나 혼자만일지도 몰라』 『마음은 쉽게 바뀌지 않지만 기분은 작은 일로도 바꿀 수 있어』이다.
토끼 모피는 그림책, 만화, 게임, 스티커북, 봉제인형, 휴대폰 케이스, 화장품, 메신저 이모티콘, 모바일 게임 등 캐릭터가 활용된 사례를 손으로 꼽을 수 없을 만큼 일본에서는 대중적인 인기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2012년부터는 이탈리아 미세리 스튜디오사에 의해 세계 최초 코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2014년 일본 NHK BS 프리미엄에서 방송되었고, 전세계 50개국 이상으로 수출되었다. 한국에서는 2015년 EBS에서《모피와 친구들》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었고, 독특한 감성 덕분에 골수 팬층을 확보해 지금도 각종 커뮤니티에서 회자되고 있다.
각종 미디어로 퍼져나가는 모피 시리즈 중에서도 이 옴니버스 만화는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2011년 7월부터 지금까지 8년이 넘도록 연재되는 동안 11년의 역사를 지닌 캐릭터들과 함께 호흡하며, 캐릭터의 성격에 디테일을 부여하고 모피 시리즈의 세계관을 구체화해왔기 때문이다.
‘귀여운 캐릭터 만화’와 ‘어른을 위한 동화’의 조합
콘도우 아키는 1997년 일본의 문구 제조 회사인 산엑스(San-X)에 입사해 미칸보우야, 리락쿠마와 같은 히트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토끼 모피는 퇴사 후 2003년부터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그녀가, 일본 소니 뮤직의 계열사인 소니 크리에이티브 프로덕츠(SCP)와 공동 제작한 캐릭터이다. SCP는《피너츠》, 《토마스와 친구들》등의 해외 캐릭터 수입과 국내 캐릭터 개발 사업을 함께 해오고 있는 기업인데, 모피는 이곳의 창립 30주년을 기념하여 만들어졌다. 리락쿠마에 이은 콘도우 아키의 두번째 대표작이라 할 수 있지만 차이점은, 직원으로서 캐릭터 원안을 담당한 리락쿠마 캐릭터의 라이센스가 산엑스에 있는 것과 달리, 토끼 모피의 라이센스는 콘도우 아키와 SCP가 공동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다른 차이도 있다. 귀여운 캐릭터와 코믹 요소에 대개 집중된 리락쿠마 시리즈와 비교해볼 때, 모피 시리즈는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감정에 상대적으로 많은 주의를 기울인다는 점이다. 특히 이 만화 시리즈의 원제 ‘모피가 울거나 웃거나 생각하거나(モフィの泣いたり笑ったり思ったり)’가 암시해주듯, 두 권의 만화에서도 캐릭터들이 보이는 마음과 감정의 기복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귀여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만화들이 ‘갈등-화해’의 단순한 구조가 반복되는 데 반해, 이 책에서는 갈등을 빠르고 손쉽게 해결해주기보다는 모피를 비롯한 친구들이 어떤 감정의 변화를 겪는지 천천히 보여주면서 나의 마음, 남의 마음을 섬세하게 다루는 법을 가르쳐준다. 귀여운 캐릭터 만화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알고 보면 ‘어른을 위한 동화’인 셈이다. 실제로 한 일본 독자는, 꽤 깊은 내용 때문에 50세의 어머니에게도 선물했고 어머니도 좋아하며 읽었다는 서평을 남겼다.
친구처럼 다정한 동물 친구들의 위로
만화는 모피를 비롯한 일곱 캐릭터들이 숲속에서 보내는 일상을 그리고 있다. 여섯 컷에서 여덟 컷이 들어간 한 면이 하나의 에피소드를 이룬다. 매주 한 에피소드씩 꾸준히 올라오고 있는 연재물인 덕분에 만화 속에 계절감이 잘 드러나는데, 『혼자 있다고 생각한 건 나 혼자만일지도 몰라』 『마음은 쉽게 바뀌지 않지만 기분은 작은 일로도 바꿀 수 있어』 두 권 모두 ‘봄-여름-가을-겨울-다시 봄’으로 계절이 이어지고 있어 옴니버스 구성의 만화책임에도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책을 읽는 듯한 즐거움을 준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다채로운 동물 캐릭터에 있다. 쉽게 울고 우울해하고 쉽게 화가 나고 심술궂어지는 토끼 모피. 다행히 웃는 것도 쉽고 위로받는 것도 쉽다. 종종 사색에 잠기고 생각이 깊은 듯한 개구리 음악가 게리, 이것저것 맛있는 걸 만들어주기를 좋아하고 남한테 화를 잘 못 내는 고양이 소라, 오늘도 내일도 늘 똑같은 하루임을 행복으로 아는 성실한 두더지 모구…… 왠지 주위의 친구가 하나씩 떠오르는 동물 친구들이다. 그들이 느끼는 감정도 다르지 않다. 멀리 떠나 언제든 만날 수 없는 친구를 그리워하기도 하고, 쉬는 날이면 이날을 완벽하게 ‘내 거’로 만들고 싶어하기도 하고, 때로는 혼자 있고 싶다가도 때로는 다 같이 왁자지껄하고 싶어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우리들이다. 이 동물 친구들이 함께 놀고 웃고 울고 화내고 위로하고 또 위로받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고단했던 하루를 보내며 놓치고 만, 나의 따뜻한 마음을 되찾게 될 것이다.
캐릭터 소개
모피
자그맣고 새하얀 폭신폭신 토끼 소녀.
때때로 두근두근해하고 슬퍼하고 웃기도 해요. 폭신폭신한 솜 안에서 살고 있어요.
게리
마음씨 다정한 개구리 음악가.
모피가 처음 사귄 친구.
노래 만들기와 노래 부르기가 장기랍니다.
소라
까만 고양이 소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좋아해요.
이것저것 직접 만들기를 아주 좋아해요.
모구
땅속에 사는 숲의 집배원.
정말 성실해요.
달님
하늘 위에서 언제나 모피를
지켜준답니다.
리와 수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는 다람쥐 형제.
왼쪽이 형인 리.
오른쪽이 동생인 수.
생쥐 가족
모피가 사는 솜 아래에 살고 있는
생쥐 가족.
일러스트레이터, 캐릭터 디자이너. 1997년 일본의 문구 제조 회사인 산엑스(San-X)에 입사해 미칸보우야, 리락쿠마와 같은 히트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그중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리락쿠마는 2003년 2월에 출시되어 관련 서적이 400만 부 이상 팔리는 등 일본의 10~20대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불러일으켰다. 2003년 퇴사 후 독립하여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면서, 여자미술대학 예술 학부 아트·디자인 표현학과에서 특별 초빙 교수로서 캐릭터 제작 실습을 가르치고 있다.
마시멜로 같은 꼬리와 몸 곳곳의 하트 마크가 매력 포인트인 토끼 모피는 콘도우 아키와 소니 크리에이티브 프로덕트(SCP)가 공동 제작한 캐릭터이다. 2008년 발매된 그림책 『토끼 모피』 1, 2권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리락쿠마와 마찬가지로 일본 20대 여성을 중심으로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2012년부터는 이탈리아의 미세리 스튜디오사에 의해 세계 최초 코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일본 NHK BS 프리미엄에서 방송되었고, 전세계로 수출되어 50개국 이상에서 방영되었다. 2013년에는 라인 이모티콘으로 런칭되어 한 달에 1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고, 2015년에는 20~30 여성을 타겟으로 한 모바일 게임이 출시되기도 했다. 이 만화는 지금도 ‘토끼 모피(うさぎのモフィ)’라는 제목으로 매주 연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