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엔 유연했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몸도, 마음도 뻣뻣한 어른이 되었을까?
거북목, 척추측만증, 둥그렇게 말린 등과 어깨……. ‘난 대한민국 직장인이다’를 온몸으로 증명하며 살아 온 사람이 취미로 발레를 하겠다고 나섰다. 어렸을 적 TV에서 보았던 발레 공연 <백조의 호수> 속 발레리나는 진짜 한 마리의 백조가 날개를 파르르 움직이듯 춤을 췄었는데, 형형색색의 레오타드(발레복)는 사면 살수록 좋은데, 영상으로 세계 발레단 발레리나들의 스타일을 보는 재미가 쏠쏠한데, 오랜 세월 속에서도 그 아름다움을 지켜 온 고전 발레의 매력에 숨이 막히는데, 직접 몸으로 하는 발레는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유연한 어린 친구들과는 달리 굳을 대로 굳은 어른의 몸으로 발레를 하는 것은 매순간 고통에 가까워지는 것이나 다름없다.
피할 수 없이 견뎌야만 하는 날이 있다
‘발레 선생님이 고통의 순간에 더 뻗으라고 하시더라.
그래야 근육이 생긴대.
지금 너무 힘든 그 순간이 기회일 거야.’
즐겁긴 하지만 고통스럽다는 것, 고통 속에 즐거움이 있다는 것, 고통을 견디면 더 큰 즐거움이 찾아온다는 것…….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떠한 성격의 것이든, 피하고만 싶다면 피하고 싶은 고통을, 작가는 오롯이 마주한다.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때론 피할 수도 없어서 오롯이 견뎌야만 하는 것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견뎌야만 한다면 ‘고통에 집중하지 말고, 고통을 딛고 서서 성장하는 데 에너지를 쓰는 법’을 연구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발레는 그 방법을, 그 시간을 함께 해주는 좋은 취미이다. 고통스럽긴 하지만 즐겁기도 한 순간이 분명 있어서, 발레를 하는 것도, 사는 것도 해볼 만하다.
바닥에서 삶의 무대 중앙까지,
어른이 되어 배우는 발레
이 책은 발레를 하며 얻은 몸과 마음, 일상의 성찰을 담고 있다. 동시에 발레 동작의 원리, 직접 하지 않더라도 발레를 즐길 수 있는 방법까지 실질적인 노하우를 담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유달리 높아 보이는 진입 장벽을 넘어 발레 클래스에 들어서면 또 장벽이 있다. 때론 쉬었고, 때론 좌절했고, 도대체 언제 클래스 등급이 올라갈 수 있을지 모른다. 이번 생에 발레리나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발레를 통해 내 삶의 예술가는 될 수 있다는 현실이 당신을 발레 클래스로 이끌 것이다. 그 여정에 이 책이 함께해 줄 것이다.
Small Hobby Good Life 시리즈 소개
일주일에 두세 번, 한두 시간, 사회생활 하다 보면 이마저도 지키기 어려운 취미를 위한 시간. ‘그것 해서 뭐 하냐’는 질문에 몸소 답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슬쩍 시작해 본 취미에 푹 빠져 어느새 더 나은 삶을 살게 된 평범한 사람들. 그들은 여전히 일상의 피곤함을 느끼지만, 취미로 그날의 피곤함을 날립니다. 취미로 하기 때문에 전문가는 아니지만, 아마추어에게도 노하우는 있다는데요. 취미 입문기, 방황기, 정체기, 위기 극복기, 그리고 여전히 진행 중인 그들의 취미 생활을, 그리고 덩달아 슬쩍 취미 생활을 시작할 당신을 응원합니다!
발레 가방과 도시락 가방을 들고 출근길에 나서는 직장인. 월급날만 바라보고 사는 일상이 갑갑해 취미 찾기에 몰두했다. 스물여덟 살이었던 2016년, 발레를 만나고 취미 유랑에 마침표를 찍었다. 좀처럼 통제되지 않는 몸과 마음을 붙들고 지금도 수련하듯 발레를 배우고 있다. 발레를 하는 시간 동안 마음의 근육도, 삶의 근력도 단단해지기를 바라며 땀 흘리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발레가 안겨주는 즐거움과 위로를 함께 나누고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앞으로의 꿈은 인생을 무대로 춤추듯이 사는 것이다.
블로그 petricho.blog.me
Part 1. 내가 과연 발레를 배울 수 있을까?
취미는 빈칸
발레리나와 나, 그 사이의 거리감?!
피하지 말고 견뎌야 할 아픔도 있다
취미 발레로 이끌어 준 ‘만남’들
말이 아닌 몸으로 표현하는 사람
거울 속 나와 인사하는 시간
발레는 운동일까, 예술일까?
새로운 꿈, 발레 하는 할머니
당혹감을 바탕으로 성취감을 얻으면 인생은 초연해 진다
Part 2. 바닥에서 무대 중앙으로_발레 클래스
#Floor work
어떻게 살아왔기에 이토록 굳어 버린 걸까?_스트레칭
바르게 서는 것이 이토록 힘든 일이라니_1번 자세
발레를 발레답게, 나를 나답게_턴 아웃
갈비뼈를 닫고 내면의 중심을 잡아_풀업
‘발 모양이 왜 그래요?’라는 무의미한 질문_포인&플렉스
마음이 다치지 않는 온도_웜업
가짜는 감동을 줄 수 없다_진심과 노력
고통을 껴안아야 알 수 있는 것들_근육통
#Barre work
당신과 나의 적당한 거리_바 워크
처음인 것처럼 매일 기초를 다지는 일_탄듀
두려움을 이기려면 부딪치는 수밖에_파쎄
끝까지 버텼다면 천천히 올라와야 한다_플리에
오늘만큼의 수고를 외면하지 않았다_땀자국
아픈 만큼 이해할 수 있을까_발레 슈즈
‘너의 아픈 마음을 예술로 만들어라’_메릴 스트립
“선생님, 꼭 나 자신과 싸워야 하나요?”_대가
#Center work
‘나 이만큼 할 수 있어요’ 하고 싶다_아라베스크
힘을 줄 곳과 빼는 곳을 아는 일_폴 드 브라
날아오르는 힘은 내리는 힘에 있다_그랑 제떼
세상이 빙글빙글 돌더라도 시선은 한 곳에_푸에떼
어제의 나, 1분 전의 나, 나 자신뿐_몰입
“고통에 집중하지 마세요.”_토슈즈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연습하기_정신적인 예술
감사와 존중을 담아_레베랑스
Part 3. 발레리나는 아니지만, 내 삶의 예술가다
발레를 하는 시간만큼은 오로지 나 자신이 된다
되돌아보고 질문해야 ‘재충전’이다
고통의 순간에 더 뻗으면 근육이 생긴다
내 일상이 무대가 될 수 있다
변하지 않는 것 같아도, 무엇이든 남는다
앎을 삶으로, 전쟁은 계속 된다
무적의 답변, ‘바이오리듬 때문입니다’
Part 4. 취미 발레 풍성하게 즐기는 법
몸과 마음의 기록, 발레 일기 쓰기
세계 발레인들의 축제, 월드 발레 데이
병이지만, 작고 확실한 기쁨, 장비병
‘참 여성스러운 취미네요’에 대한 항변
오랜 세월 버텨온 본질적인 아름다움
여행지, 특히 파리에서 더 행복한 발레인
모두가 자하로바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 아름다움이 숨어 있다
당신의 발레를 찾는 일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