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차 간호사 ‘삼월이’의 간호사 이야기
오늘날 병원을 찾는 이들이 자신을 간호해주는 ‘간호사’에게서 ‘나이팅게일’ 혹은 ‘백의의 천사’를 기대하는 일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들 역시 각박한 세상을 살아나가고 있는 한 명의 ‘직장인’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뿐일까? 희생과 봉사, 사랑, 박애의 정신은 과연 찾아볼 수 없는 것일까?
20년 차 간호사인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때로는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생환하는 사람도 있지만 안타깝게 이별을 고하는 사람도 있다. ‘사랑’으로도 감싸주기 힘든 환자도 있고, 종일 대·소변만 치우다 하루가 다 가는 날도 있다. 수시로 돌아오는 나이트 근무에 몸이 처질 대로 처지고, 때로는 함께 일하는 의사나 환자, 심지어 동료한테 상처를 받는 일도 있다. 하지만, 간호사의 정신은 여전히 살아있다고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지난 20년 동안 저자가 병원에서 만난 수백, 수천 명의 환자와 의사, 동료 간호사 그리고 가족들의 이야기 속에 바로 그 증거가 담겨있다. 기쁘고, 슬프고, 재미있고, 아름답고, 때로는 어이가 없는 병원 이야기, 간호사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알 수 없었던 또 다른 세상을 만나게 된다.
‘삼월이’는 늘 밝고 사랑스러운 모습이 3월의 봄날 같다고 해서 인문 공부를 같이하던 동료들이 지어준 애칭이다.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나에게 ‘간호사’는 지평의 확장을 가져다준 계기이자 세상을 바라보는 프리즘이었습니다. 간호사로 살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고, 환자들이 생존을 위해 힘겹게 사투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소소하고 소박한 내 일상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잠자리에서 일어나 이부자리를 내 힘으로 정리하고 일터로 나와 누군가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일한다는 건, 어찌 보면 하늘이 준 축복이라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삶을 전부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 입장이 되어 보려고 다가가는 것, 그것이 간호사로서 살아가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새벽 1시가 다 되어가는 이 시간. 지금도 병원에서는 간호사들이 불을 밝힌 채 피곤함을 이기며 일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들의 고단함과 어려움을 잘 알기에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누군가에게 온기를 전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부터 먼저 따뜻함이 충전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간호사들 역시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필요합니다. 작은 온기지만, 이 책을 통해 우리 간호사들에게 따뜻함이 전해지길 소망합니다. 나의 글이 그대들의 고단함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길 소망합니다.
국립중앙의료원의 20년차 간호사이며 그 길을 지금도 계속 가고 있다.
그녀는 힘든 순간보다 따뜻한 순간들을 먼저 떠올릴 줄 알고,
어두움을 긍정으로 물들여 갈 줄 아는 사람이다.
글쓰기 동반자들이 지어준 ‘삼월이’라는 필명은
겨울을 녹이는 따뜻한 삼월의 봄바람을 의미한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병원에서 간호사로 지낸 시간들은
많은 인생과의 교감이며 성숙의 시간이었고
좋은 이들과 따뜻함을 쌓아가는 행복의 연속이었다.
이비인후과·안과·비뇨기과 병동을 시작으로 내과 병동, 외래,
심혈관조영실로 이어지는 그녀의 일터와
그곳에서 만난 이야기들이 책 안에서 펼쳐진다.
힘들고 지칠 때마다 그녀를 일으켜주고 다독여준 많은 이들,
지금도 생사의 현장에서 밤을 새워가며 일하는 간호사들에게
따뜻함과 고마움을 전해주고 싶다는 그녀의 이야기는 오늘도 계속 진행 중이다.
- 2016년 제37회 간호문학상(수기 부문) 수상
- 2019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사업 우수작 선정
추천사 / 4
프롤로그 / 8
1부 나이팅게일을 꿈꾸다
스무 살의 나, 간호사를 꿈꾸다 / 21
간호학과를 지망하려는 이들에게 / 26
나는 학생간호사: 병원실습 I / 34
나는 학생간호사: 병원 실습 II / 40
* 사랑받는 SN을 위한 알짜 팁! / 48
병원 안의 또 다른 세상: 정신건강센터 이야기 / 50
2부 그렇게 간호사가 되어간다
간호사의 이름으로 첫발을 뗀 나는 신규 간호사입니다 / 57
* 선배에게 예쁨 받는 꿀팁! / 64
두려움 1위 정맥주사 그리고 따뜻한 K 아저씨 / 65
저, 바빠요! 나이트 가야 하거든요 / 71
꽃 같은 내 동기들 / 79
간호사인 나, 환자가 되어 보니 / 85
3부 어느새 이만큼 왔구나
내게도 후배가 생겼답니다 / 95
닮고 싶은 선배의 모습 / 103
태운다고요? - 간호사들의 ‘태움’문화 / 113
후배이자 동료인 여치에게 / 119
간호사로서 나는 몇 점일까? / 125
* 좋은 간호사가 되는 꿀팁! / 136
윤경아, 넌 나의 엔젤이야! / 137
막상 보호자가 되어 보니 / 144
워킹맘으로 살아가기? 아니 버텨내기 / 152
* 워킹맘을 위한 꿀팁! / 162
4부 사람이 풍경이 되는 곳, 나의 일터
천사를 기대해도 좋을까요? / 165
만만치 않은 세상, 내가 너무 순진했다 / 172
성인코드블루, 순환기내과, 외상중환자실! / 177
심술쟁이 할아버지의 반전매력 / 186
아저씨, 하늘에서 보는 이곳은 어때요? / 191
욕심내지 맙시다? 욕심냅시다! / 199
5부 빛나는 별들 그리고 소소한 이야기들
그곳의 향기 / 209
‘귀여운’ 할머니가 되기로 결심했어! / 215
사람에 취하다 / 220
일터도 놀이터가 될 수 있다 / 232
심혈관조영실 온콜 이야기 / 241
이 길이 맞는지 묻는 그대에게 / 246
내 속도대로 꿈을 향해 가는 중! / 252
에필로그 / 2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