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심리치료는 마음의 풍경을 바꿔야 합니다
임상심리학자이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메리 파이퍼가
젊은 심리치료사들에게 보내는 편지
미국의 저명한 임상심리학자이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리바이빙 오필리아Reviving Ophelia』의 저자 메리 파이퍼가 30여 년 동안 심리치료사로서 일하면서 얻은 심리치료의 본질, 관계와 삶의 진실을 이제 시작하는 젊은 심리치료사들에게 보내는 편지로 담아냈다. 이른 아침마다 네 번의 계절에 걸쳐 쓴 이 편지에서 파이퍼는 독단적 이론이나 별 뜻 없이 남발하는 심리학 용어를 경계하면서 너그럽고 따뜻한 어조, 실질적인 조언으로 심리치료라는 영역의 핵심에 다가선다. 심리치료와 글쓰기라는 두 축으로 성실하고 진실하게 삶을 꾸려온 대가의 지혜롭고 속 깊은 편지를 통해 심리치료사들뿐 아니라 평범한 모든 이들이 자신의 삶에서 평화와 아름다움을 찾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저는 1972년에 첫 내담자를 만났습니다”
: 심리치료사로 일하면서 얻은 관계와 삶에 대한 통찰
대학원에서 임상심리학을 가르치면서 30여 년 동안 개인 상담실을 운영해온 저자 메리 파이퍼는 첫 내담자와의 만남을 “우리는 매주 한 번씩 만나서 그녀의 외롭고 혼란스러운 삶을 이해하기 위해 애썼”다고 회고한다. 파이퍼는 이후 온갖 유형의 사람들을 만났다. 과잉행동 장애가 있는 남자아이, 학대당한 여성, 재능이 넘치는 학생, 아이를 입양한 게이 커플, 비통에 빠진 미망인, 분노에 찬 십대, 온갖 종류의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어른, 사이코패스,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을 돌보는 사람, 서로 붙어 있으려고 혹은 서로 떨어지려고 필사적으로 애쓰는 가족…. 그녀는 자신의 내담자들을 떠올리며 지난 세월 수많은 고통이 흘러가는 모습을 다리 위에서 지켜봤다고 말한다. 그리고 내담자와 고통을 함께하면서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하는지, 살아가면서 어떤 실수들을 저지르면 안 되는지를 배웠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첫 내담자와의 만남을 “그녀가 저로부터 배운 것보다 제가 그녀로부터 배운 게 더 많았습니다”라고 회고했듯이 다양한 선택들로 인한 결과들을 보면서 평생 가지고 갈 교훈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지칠 대로 지쳤을 때 심리치료사를 방문합니다” : 상담실에서 만난 사람들
심리치료사들은 작고 불편한 방에 앉아서 하루에 여덟 시간씩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한 사람이 이야기를 하고 나가면 또 다른 사람이 들어와 무관심한 배우자, 성질 못된 십대 자녀, 만사를 자기 뜻대로 하려는 상사에 대해 하소연을 한다. 심리치료사들에게 인간에 대한 지속적인 호기심이 없다면, 매시간 그런 대화를 나누는 일은 힘겹고 지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파이퍼는 단언한다. 그러나 파이퍼는 이 일을 좋아하는 심리치료사들은 사람들이 곤경에 처하고 또 그 곤경에서 빠져나오는 엄청나게 다양한 방식들에 매료된다는 점을 짚는다. 바로 그렇기에 에너지와 집중력과 인내심을 요구하는 이 일을 계속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심리치료가 하는 일의 많은 부분은 희망에 관한 것이다. 고통과 혼란을 탐색하여 의미와 희망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바로 심리치료의 과정이다. 이 책은 다급한 표정으로 상담실에 들어와 낡은 소파에 주저앉아 대화를 나눴던 내담자들로부터 얻은 진실들로 이루어져 있다. “오늘 어떤 일로 오시게 됐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내담자들의 답을 들으면서 깨달은 심리치료의 본질, 관계와 삶의 진실을 담고 있다.
“우리 심리치료사들은 매우 오래된 아름다운 생각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 심리치료사라는 직업의 특별함에 대해
파이퍼는 심리치료사들은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심리치료사라는 직업이 특별히 보수가 많거나 명망이 높은 것도 아니다. 만약 다른 사람들을 돕고자 하는 욕구에 동기가 부여되지 않는다면, 사람들에 대한 기본 감정이 긍정적이지 않다면 계속 해나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파이퍼는 이 일이 매우 오래된 아름다운 생각과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태초부터 인간은 늘 같은 질문들을 던져왔다. “나는 안전한가?”, “나는 중요한가?”, “나는 죄를 용서받았는가?”, “나는 사랑받고 있는가?” 고통 받는 이와 함께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함께 찾아나서는 사람이 바로 심리치료사다. 이들은 현대의 샤면, 민간 치료사, 부족의 치유자이다.
파이퍼는 많은 내담자들이 심리치료사에게 오는 이유는 그들의 주관적 진실들이 뒤틀려 있어 그들의 삶을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심리치료사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내담자들이 이런 주관적 진실들을 자세히 검토하고 이것들을 더 정확한 현실로 대체하도록 돕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심리치료사들이 내담자의 문제들을 모조리 제거해줄 수는 없다. 하지만 그들에게 “그렇습니다. 삶은 힘이 듭니다. 하지만 당신은 적절한 자원과 지혜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라고 말해주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재구성하거나 혹은 그들이 더 신중한 결정을 내리도록 도울 수 있다. 파이퍼는 말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람들이 자신의 고행을 타인에 대한 공감과 지혜로 승화시키게 도와주는 일입니다.”
“와인과 같은 검은 바다처럼, 심리치료는 항상 변화하지만, 항상 똑같습니다” : 이제 시작하는 심리치료사들에게
심리치료의 본질은 심리치료사와 내담자, 둘의 관계의 존엄함에 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 조용하고 안전한 장소에서 힘을 합쳐 서로 간의 관계와 내담자의 상황을 모색하고 탐색한다. 이를 통해 내담자들에게 안전한 인간관계를 제공한다. 이 관계 안에서 내담자들은 자신의 내면세계를 탐색하고 외부세계에서 모험을 감행할지 고민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내담자들에게 자신의 혼란스러운 우주에 대한 또 다른 관점을 제공하는 것이다.?파이퍼는 본인이 경험한 사례들을 통해 심리치료사와 내담자가 함께 변해가는 과정, 좋은 심리치료의 과정들을 보여준다. 물론 뼈아픈 실수의 경험도 털어놓는다. 하지만 긍정적 사례이건, 부정적 사례이건 이제 심리치료를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에서 무엇보다 좋은 것은, 메리 파이퍼가 다양한 방식으로 건네는 좋은 심리치료(사)에 관한 조언들이다. “좋은 심리치료는 마음의 풍경을 바꾸어야 합니다”, “좋은 심리치료는 자기부정과 자기분열로부터 빠져나오도록 부드럽게, 하지만 확실하게 돕습니다”, “좋은 심리치료사들은 애매모호함을 잘 참습니다”, “좋은 심리치료사들은 잘 다듬은 비유들로 자신의 도구상자를 늘 가득 채워놓아야만 합니다”, “심리치료의 일부는 평범한 일을 꾸준히 하는 것입니다” 등등 좋은 심리치료(사)가 갖춰야 할 조건과 자질들에 관한 조언은 젊은 심리치료사들에게 큰 용기와 위안이 될 것이다.
“상담실로 걸어 들어오는 사람들은 우리들 모두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 보통의 우리 자신에게
파이퍼는 상담실로 걸어 들어오는 사람들은 우리들 모두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우리 모두는 우리 자신의 인간성으로부터 도망치려고 한다. 얼버무리고 거드름을 피우고, 자신이 얼마나 약하다고 느끼는지 인정하기를 두려워한다. 자신의 결점들을 감추려 애쓴다. 내담자들의 사례는 결국 아주 멀지 않은 우리 자신의 모습들이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의 조언들은 직접적으로는 심리치료사들에게 향해 있지만 현재의 삶에서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는 보통 독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파이퍼는 내담자들에게 과거를 복잡한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라고 권유한다. 그러고선 과거를 뒤로한 채 앞으로 나아가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위해 아름다운 무언가를 창조하라고 권고한다. 우리 모두는 자신만의 슬픔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슬픔이 자신의 의무들로부터 달아날 명분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일요일 오후에 낮잠 잘 시간도 없는 사람들이 어떻게 행복할 수 있을까요?” : 지금을 사는 모든 이들에게
파이퍼는 내담자들과 만날 때 이 시대에서 비롯된 온갖 압박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학부에서 인류학을 전공했기에 그녀는 정신건강의 문제를 더 넓은 환경과 연관 지어 생각한다. 우울증, 불안장애, 가정폭력, 약물남용과 알코올남용, 과잉행동장애, 섭식장애 등의 문제들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우리의 문화에서 비롯된다고 못 박는다. 그녀는 묻는다. “이웃이 누군지도 모르고, 명절에 직계가족을 만나지도 않고, 일요일 오후에 낮잠 잘 시간도 없는 사람들이 어떻게 행복할 수 있을까요?”?
이런저런 두려움 때문에 우리는 중독, 충동, 무기력, 불안 등의 공격에 더 취약해졌다. 많은 사람들이 세상의 고통에 무감각해지기 위해서 쇼핑을 하고 폭식을 하고 약물을 복용한다. 몸은 늘 긴장해 있고 깊고 편안한 수면을 누리지 못한다. 그리고 경험의 많은 부분은 내면에서 처리하거나 밖으로 말하지 않은 채 그냥 내버려둔다. 생기가 넘치고 여러 부분이 잘 통합되어 있는 사람이 되기는 더 어려워졌다. 파이퍼는 정신적 욕구를 무시하고 피상적으로 살라고 부추기는 현대 문명에 반해서 생각, 감정, 행동을 통합시키라고 말한다. 우리 주변에 항상 존재하는 ‘오래됨’ 그리고 ‘아름다움’과 연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임상심리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오자크에서 태어나 네브래스카에서 자랐다. 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인류학을 전공했고, 네브래스카대학교에서 임상심리학 박사를 받았다. 주로 여성과 트라우마 그리고 한 사회의 문화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전문적으로 다뤄왔으며, 같은 세대 독자들에게 ‘문화치료사(Cultural Therapist)’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네브래스카대학교에서 여성심리학, 성 역할, 젠더에 관해 가르쳤고 일하는 내내 여성에 관한 글을 썼다.
전 세계의 의료 전문가, 학생, 공동체를 대상으로 강연을 하는 가운데 《리바이빙 오필리아Reviving Ophelia》 《또 다른 나라Another Country》 《나는 심리치료사입니다》 등 열 권의 책을 집필했다. 특히 대표작 《리바이빙 오필리아》는 154주 동안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고 19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면서 메리 파이퍼를 여성, 가족 문제에 관한 중요한 전문가 반열에 올려놓았다. 현재 네브래스카 링컨에 살며 45년이라는 세월을 함께한 심리학자이자 음악가인 남편 짐과 사이좋게 나이 들어가고 있다.
메리 파이퍼는 《리바이빙 오필리아》와 《나는 내 나이가 참 좋다》가 ‘짝을 이루는 북엔드’ 같은 책이라고 말한다. 전작이 10대 사춘기 소녀들의 현실과 고민을 생생히 드러내면서 소녀들이 자아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면 《나는 내 나이가 참 좋다》는 여성이 나이 들어가면서 마주치는 다양한 문제와 더불어 인생 후반에 닿아서야 발견할 수 있는 기쁨과 삶의 희열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춘기와 노년이라는 이 두 단계는 여성에게 있어 삶의 강줄기가 급격하게 바뀌는 중요한 변곡점으로서 정체성의 변화를 요구한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큰딸이자 아내이자 엄마이자 할머니이자 치매로 고통받은 여동생의 간병인으로서 인생의 굽이굽이를 헤치고 70세에 이른 작가의 이야기는 나이 들어서도 얼마든지 우아하게 성장하고 지혜로운 어른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희망과 위로를 전한다.
서문
겨울
당신의 빵 부스러기는 무엇입니까 | 좋은 심리치료사의 자질 | 모든 리듬은 서로 속도를 맞춥니다 | 모든 가족들은 조금씩 정상이 아닙니다 | 치료 심화하기 | 우리 일의 비결은 연결입니다
봄
고통을 똑바로 바라봅니다 | 행복은 좋은 선택들을 내릴 때 찾아옵니다 | 비유를 담은 도구상자 | 우리는 버팀으로써 버팁니다 | 우리가 우리 자신을 돌보지 않는다면 | 약물치료가 항상 정답은 아닙니다 | 사랑에 빠지기, 섹스하기, 상대에게 헌신하기
여름
최악의 결혼을 피하기 위해서 | 가족치료는 빗방울 사이로 춤을 추는 일입니다 | 가족 안에서 서로를 진짜로 알아보기 | 감정의 날씨 | 수영의 치유적인 효과 | 자기방어가 필요합니다 | 심리치료와 글쓰기
가을
우리에게는 윤리적 의무가 있습니다 | 모두에게 새로운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 내담자들이 변화하려 들지 않을 때 | 이상적인 상담이란 무엇일까요 | 세계 곳곳의 치유법들 | 우리는 결국 추구하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 삶은 우리에게 흔적을 남깁니다
2016년 개정판 출간에 부쳐